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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NHS, 가족과 장기기증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
작성일 2021.08.13
NHS(영국 건강보험공단, National Health Service)는 평소 가족과 장기기증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실제 사례자의 이야기를 담은 TV 광고를 시작했다. 광고를 본 이들이 가족들과 장기기증을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NHS는 지난해 6월부터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 중 39%만이 자신의 결정을 가족에게 전했다고 답했다. 작년, 영국이 옵트아웃*(Opt-out, 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 장기기증에 동의한 것으로 추정하는 제도)으로 제도를 변경한 이후, 영국의 모든 성인은 본인이 장기기증을 거부했거나 건강이나 기타의 이유로 기증할 수 없는 그룹에 속하지 않는 이상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다만, 사망 시에는 실제 장기기증에 대한 가족의 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해 영국의 장기기증 및 이식에 대한 NHS 데이터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사랑하는 사람이 장기기증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사자의 의사를 모를 경우, 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하는 수치는 51%로 떨어진다.
이 광고의 주인공이자 실제 당사자인 쉬밤 칵카드(Shivum Kakkad)는 "아버지가 건강하셨을 때, 아버지와 함께 장기기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광고는 가족의 행복했던 추억이 담긴 영상이 흘러나온 이후, 병원 복도에 홀로 기대어 고통스러워하는 칵카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아버지 바랏(Bharat)이 63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칵카드는 아버지가 평소 장기기증을 원했는지 알 수 없어 힘들어한다.
아들 칵카드는 긴 고민 끝에 결국 50대 여성과 60대 남성에게 아버지의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아버지인 바랏은 생전 자선 사업을 할 정도로 나눔에 뜻이 있었기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도움을 주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칵카드는 "생전 아버지의 뜻을 확실히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사 터너(Lisa Turner)는 70세 생일 직전에 장기기증인이 된 폴린 소프(Pauline Thorpe)의 딸이다. 리사는 사람들에게 장기기증을 주제로 평소 가족들과 이야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리사는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고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폐, 신장, 간 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기증은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었습니다.
장기기증을 통해
어머니가 바라시던 일을
완수한 것처럼 느꼈어요.
장기기증인의 딸 리사 터너
어머니의 바람을 실행에 옮겨 실제 장기기증인의 유가족이 된 리사는 가족들이 건강할 때, 장기기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더없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NH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과 장기기증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 어떤 장벽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34%의 응답자가 ‘장기기증이 대화의 주제로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장기기증이라는 주제가 가족을 화나게 하거나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도 27%에 달했다. 또한 24%는 '나의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영국의 보건부 장관 로드 베셀(Lord Bethell)은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가족에게 확신을 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NHS는 가족과 장기기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몇 가지 권장사항을 제시했다. 이야기를 꺼낼 때에는 산만하지 않고 편안한 환경에서 대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가족들에게 바로 자신이 내린 결정을 선포하면서 대화를 시작하기보다는 가족들이 장기기증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 주제는 민감한 주제이므로 종교적이라면 신앙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