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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6명이 끝내"…1명이 8명 살리는 길

작성일 2021.09.30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발간한 202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뇌사장기기증률은 인구 100명당 약 8.7명이다. 조사에 참여한 67개국 중 39위다.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진설명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발간한 202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뇌사장기기증률은 인구 100명당 약 8.7명이다. 조사에 참여한 67개국 중 39위다.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괜히 찜찜해서 좀 오래 망설이긴 했어요."

지난 27일 고민 끝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마쳤다는 사회초년생 A씨(29)는 "부모님이 꺼리셔서 저도 그동안 확신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최근 뇌사 상태에 빠진 뒤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남성의 사연을 듣고 확신이 생겼다"라며 희망자로 등록한 이유를 밝혔다.

A씨처럼 장기기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늘었음에도 의료계는 기증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기증이 필요한 사람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고, 매일 6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017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7명은 장기·인체조직기증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응답률(41.3%)보다 25.7%p가 오른 수준인데 장기·인체조직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 중이라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실제 기증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장기기증희망자 수는 210만3263명이다. 기증에 대한 보편적 인식과 달리, 실제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사람은 국민의 약 4%에 그친다.

질병청은 지난 2017년 설문 당시 ▲인체 훼손에 대한 거부감(46.1%) ▲막연한 두려움(26.1%) ▲실사례를 접한 적이 없어서(10.9%) 등이 장기기증을 원치 않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국제무대에서도 한국의 장기기증률은 저조한 편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발간한 2020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뇌사장기기증률은 인구 100만명당 8.7명이다. 기증률이 가장 높은 미국(38.4명)의 22.7% 수준으로, 조사에 참여한 67개국 중 39위다.

장기기증의 주요 특징은 신청자가 뇌사 상태거나 사망했을 때에만 이뤄진다는 점이다. 기증희망 등록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선다고 당장 그만큼의 이식이 가능한 건 아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사자 중 장기기증을 한 이는 478명이다.

반면 국내 장기·조직 이식대기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840명이었던 이식대기자 수는 2008년부터 1만명대에 접어들었다. 5년 뒤인 2013년에는 2만명대를 돌파했는데 지난해 3만5852명까지 늘어났다. 골수와 안구 이식대기자를 포함하면 이 숫자는 더 커진다.

이식대기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장기 등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사람의 수는 지난 2019년 2136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85명인 사망자 수는 지난 2012년 1053명부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의료계에 따르면 한 사람의 장기기증으로 최대 8명이 새 삶을 살 수 있다.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로 뇌사에 이른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배달 노동자 고(故) 노승찬(20)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