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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울산서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배관 수리공 "지역사회 귀감"
작성일 2021.02.09
“하늘나라에 가서도 형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가서 살아 숨 쉰다는 것에 위로가 됩니다.”
지난 3일 고인이 된 김성일씨의 동생인 김성용씨는 형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성일씨는 지난 25년간 배관 설비공으로서 울산지역에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살았다. 밝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그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늘 먼저 손을 내밀었다.
고된 배관 설비 일을 하면서도 추운 겨울이 되면 동네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무료로 보일러를 손봐주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초 지병으로 울산 큰빛병원에 입원했다. 치료 도중 올해 지난달 29일 의식을 잃고, 울산 중앙병원으로 이송됐다. 뇌CT 촬영 결과는 뇌출혈(뇌 지주막하 출혈). 이후 울산 동강병원으로 옮겨 수술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그의 상태를 ‘뇌사’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게 장기기증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동강병원 신경외과 김명수 과장이 “환자가 뇌사로 추정돼 곧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이다. 뇌사 확인을 한 후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주고 가는 따뜻한 일을 하고 가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좋은 일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동의했다. 생명 나눔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장기기증이 활성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컸다.
그렇게 성일씨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심장, 폐(분할),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며 이름 모를 6명을 살리고 떠났다. 향년 50세.
동생 성용씨는 “형님이 일찍 떠나는 것이 슬프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며 형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기증을 담당한 KODA 영남지부 주용호 코디네이터는 “기증이 마무리됐다고 유가족에게 전화하자 ‘1명의 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여러 명을 살려주신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며 “기증은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지만, 기증자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마주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가족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성일씨의 생명 나눔은 앞으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매일 2021-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