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예상치 못한 병으로 뇌사한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한 부모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화룽왕은 뇌사 상태인 24살의 딸의 간, 폐, 각막과 뼈 등을 기증해 6명의 생명을 구한 부모의 사연을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일 아버지 셴잉차이(56)는 딸 셴치엔(24)의 장기기증 서류에 서명하고 손바닥으로 지장을 찍었다. 화룽왕은 셴치엔의 부모의 결정이 중국의 중추절에 세상과 큰 사랑을 나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장기기증 사연은 4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474만명의 조회수를 달성했으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중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셴치엔은 샤핑바구에 위치한 리얜광 초등학교의 교사다. 아버지 셴잉차이와 어머니 왕지아핑은 고향 융촨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마다 셴치엔은 고향의 부모님을 방문했다.
사망 10일 전 셴치엔은 두통과 발열이 있어 지역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셴치엔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지역 병원에서 치료가 소용이 없자 그의 부모는 충칭의과대학 제2병원인 지앙난 병원으로 딸을 데려갔다. 셴치엔은 30일 응급실로 실려갔으나 결국 뇌간기능장애가 왔다.
셴치엔의 부모는 딸의 장기를 기증해 다른 생명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딸이 세상에 다른 형태로 살아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모는 충칭 적십자회에서 장기기증을 담당자 미지지의 도움으로 장기기증 수혜자 매칭을 진행했다.
셴잉차이는 “우리는 밤새 고민한 끝에 딸에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결정을 내렸다”고 화룽왕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딸의 이번 생애는 끝났지만, 장기기증의 형태로 세상에 남아있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딸의 장기를 받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그들은 딸의 장기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셴치엔의 투병 중에도 부모는 방문자를 받지 않았다. 셴잉차이는 “아직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았고, 그래서 병원에 많은 사람이 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딸의 마지막 여정이 조용히 끝났으면 좋겠다. 딸도 그걸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셴치엔은 3일 장기기증을 진행했다. 수술 전 의료진은 묵념하고 셴치엔에게 예의를 갖춰 작별인사를 나눴다. 셴치엔은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두 환자, 간경변을 앓고 있는 두 환자, 앞을 못보던 두 환자 총 6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