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이 닥터헬기로 '폐'를 긴급 이송해 폐 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3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최근 악화하면서 폐 기능 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 A씨(53)가 지난 11월 13일 오전 4시5분께 폐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A씨는 최근까지 폐기능 악화로 기도 삽관과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생명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6시간 만에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체내로 주입하는 장치인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 인공심폐기 치료를 시행했다.
에크모 치료는 위중환자의 생명을 이어주는 응급처치로 빠른 시일 내 폐 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오전 8시께 경남 진주의 모 병원에서 뇌사자가 발생, 폐 기증 소식이 전해졌고, A씨의 주치의 흉부외과 함석진 교수는 바로 폐 이식 수술을 담당할 의료진과 함께 모 병원으로 이동, 폐 적출을 시행했다.
그러나 장기 적출 후 수원에 위치한 아주대병원까지 이동해야 하는 먼 거리에 의료진은 고민에 빠졌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할 때 성공적인 이식을 위해선 폐 적출 후 최대한 빨리 장기를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진은 응급상황인 점을 고려해 가장 빨리 이동할 수 있는 닥터헬기(응급의료전용헬기)를 급히 요청했다. 폐 적출 후 12일 오후 8시16분께 헬기이송을 시작, 오후 9시26분께 아주대병원에 도착했고 바로 폐 이식 수술을 시행해 13일 오전 4시 5분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A씨는 이식수술 후 2일 차에 휠체어와 보행 연습을 했으며 3일 차에는 일반병실로 이동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 교수는 "A씨의 경우 다행히 폐 기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특히 닥터헬기로 최단시간 장기를 이송해 최대한 빨리 이식수술을 받아 현재 다른 폐이식 환자에 비해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 생명이 위태로웠던 환자가 빠른 속도로 건강을 찾아 가는 모습을 보니 매우 보람된다"고 전했다.
한편 폐 이식은 폐섬유증,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 폐 질환 환자에서 내과적인 약물로 더이상 효과가 없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다른 장기 이식에 비해 수술 후 높은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 때문에 고위험 수술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천례 이상 시행되며 국내는 약 80례 정도를 시행한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