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부산광역시에 살던 김은희(54세, 가명)씨는 지난 3월 3일 부산의 한 로컬병원에서 피강폴립 제거수술 도중 갑작스런 심정지로 급히 부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겼으나 저산소성뇌손상으로 끝내 회복되지 못하였다. 가족들과 장기기증에 대한 의견을 나눈 적이 있고, 엄마 의견을 존중하여 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 등을 기증하여 5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고 김은희씨는 젊은 시절 간호사로 일한 경험으로 평소 생명나눔에 대해 사전 지식이 밝은 사람이었다. 2008년에는 남편을 이끌고 기증희망등록을 할 정도로 기증에 대해 긍정적이었으며, 평소 가족들에게도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해 왔기에 온 가족이 어렵지 않게 장기기증에 동의할 수 있었다. 평상시 엄마의 가르침이 5명의 새 생명을 살린 것이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이판상(78세)님은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대목동병원에서 간장, 신장(양측), 안구(좌, 우)를 기증하여 4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평소 지역사회와 타인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가족들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故 이판상님 |
고 이판상님은 평소 건강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왔고 곧 있을 3월 9일 팔순 잔치를 앞두고 쓰러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의 아들 이인희(47)씨는 “평소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시던 아버지의 바램을 존중하고자 아버지의 평소 선행을 기리고 싶었다. 다시는 아버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힘들고, 슬프지만 항상 건강을 챙기시던 아버님의 몸이 헛되게 가지 않고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며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대구에 사는 사공명옥(73세)님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과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사공명옥님은 살아생전 밝고 살가운 성품을 지녔고, 활동적인 분으로 여고 동창회장 활동을 장기간 도맡아 하셨다. 평소에 워낙 남을 챙기는 일을 즐겨했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은 분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후에는 남편분이 장기기증을 제안했고, 가족 모두가 좋은 마음으로 동의를 했다.
故 사공명옥 님 |
“수혜자분이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아픔의 고통에서 벗어나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며 살아가기를 바란다.”라고 말을 전했고,“평상시에 잘 해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다시는 뵙지 못할 곳으로 떠나가신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머니가 계실 때, 세심하게 신경 써드리지 못하여 속상하다.”라고 어머니의 마지막을 회상하며 아들 조용로(50세)님이 전했다.
이들 3명의 기증자는 모두 생전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통해 자신의 뜻을 가족들에게 이야기 했거나(김은희(가명)) 평상시 삶에서 가족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보여줌으로써 가족들이 그 뜻을 존중하여 기증을 결정하는(이판상, 사공명옥) 등 평범하지만 가치 있는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분들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슬픔 속에서도 평범한 시민들이 나눈 값진 희망으로 장기기증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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