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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누이 신장 골수 남동생에 동시 이식

작성일 2021.02.08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이로써 연간 1600여 건 이뤄지는 신장이식 수술 환자들이 수술 후 평생 동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희망의 길이 열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내과 양철우ㆍ정병하, 혈관외과 문인성ㆍ김지일,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ㆍ김희제 교수팀은 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 중인 류기연 씨(38)에게 누나 류은미 씨(43)의 신장과 골수 이식을 동시에 진행해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17일 밝혔다.

면역관용은 수혜자가 공여자의 이식장기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면역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장기를 이식받으면 환자의 면역 시스템이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는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하지만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할 경우 당뇨, 고관절 괴사 등과 같은 부작용의 위험이 있었다.

의료진은 면역관용을 유도하기 위해 누나의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해 류씨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골수이식을 통한 장기이식에서 면역관용 유도는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노스웨스턴 대학을 중심으로 시도되는 최첨단 이식술로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최초로 성공했다.

류씨는 2004년부터 사구체신염을 앓다가 올해 신장투석을 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고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은 끝에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류씨는 수술을 위해 의료진과 상담 중 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신의료기술을 접하고 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줄 공여자를 찾는 일이였다. 6남매 중 막내인 류씨의 첫째 형과 누나 둘이 검사를 받았고, 넷째 누나가 조직이 50% 일치했다.

연구진은 수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 프로토콜을 정했다. 이식수술 2주 전부터 공여자인 넷째 누나의 말초혈액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냉동보관했다. 이식수술 일주일 전부터 신장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했다. 류씨는 지난달 29일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다음날인 30일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이달 1일에는 장기이식중환자실에서 조혈모세포이식 격리병동으로 옮겨 집중 치료를 받았다. 특히 의료진은 이식편대숙주병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백혈구 감소로 인한 감염, 위장관합병증, 출혈 등의 합병증을 잘 극복해 17일 퇴원했다.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신장내과)는 "면역억제제가 필요없는 장기이식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향후 면역억제제를 감량해 최종적으로 약제를 끊는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희제 교수(혈액내과)는 "이번 조혈모세포 이식이 100% 성공해 앞으로 이식수술을 받는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아도 되는 희망적인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